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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 -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 읽기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 -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 읽기
  • 저자편집부
  • 출판사이숲
  • 출판일2010-11-09
  • 등록일2012-01-12
보유 3,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어찌 보면 발칙한 고전 읽기

두 명의 젊은 인문학자(오세정, 한양대 교수?조현우, 인천대 교수)가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을 ‘까칠하게’ 읽었다.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과 같은 ‘국민 고전’은 물론이고 〈이생규장전〉, 〈정수정전〉, 〈창세가〉 등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고전까지 모두 열두 편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고전 콘텐츠가 어떻게 활용되고 재탄생되었는가를 살펴보면서 지금까지 주류를 이루던 ‘판에 박힌’ 고전 해석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고전의 배경이 되었던 해묵은 이데올로기를 오늘날 관점에서 날카롭게 파헤친 사고의 전환이 신선하다. 쉬운 문체, 풍부한 이미지, 도발적 문제 제기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대번에 날려버리는 21세기형 고전읽기다.


고전은 인간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

〈옹고집전〉은 성격이 못된 옹고집을 혼내주려고 도승이 허수아비로 만든 가짜 옹고집을 보내고, 가짜 옹고집에게 쫓겨난 진짜 옹고집이 고생고생하다가 결국 참회하여 착한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야기 배경에 숨은 교훈은 ‘착하게 살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옹고집전〉을 전혀 다르게 읽는다. 요즘 예사롭지 않은 화두로 떠오르는 ‘사이보그, 복제인간’의 문제와 관련하여, 자아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질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치 않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나와 완벽하게 똑같이 복제된 인간이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신체적 특성이나, 기억이나, 주위의 인정이나, DNA 검사조차도 나를 증명할 확고한 기준은 되지 못한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아일랜드〉에서 복제인간 링컨 6 에코가 원본 톰 링컨과 나란히 서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야 할 순간이 왔을 때, 결국 가짜로 판명되어 죽임을 당한 쪽은 원본이었다. 이처럼 저자는 지금껏 권선징악의 코드로만 읽던 〈옹고집전〉을 통해 전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우리가 아는 고전 역시 그 의미가 달라지고, 우리에게 늘 현재의 삶과 사회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전이 정말 귀중한 자산임을, 저자는 다양한 분석을 통해 확인한다.

저자소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점검하다

효(孝)의 상징인 심청이. 정절(貞節)의 표상인 춘향이. 그리고 조선시대 수많은 열녀(烈女). 과연 오늘날 여성도 이들을 지표 삼아 효도하고, 정절을 지키며 수절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심청이를 죽인 범인으로 세 사람을 지목한다. 우선, 경제능력도 없이 덜컥 공양미 삼백 석을 내겠다고 약속한 심청의 아버지가 그 원흉이다. 그는 딸에게 얹혀살면서 목숨을 바치러 팔려가는 딸을 붙잡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는 딸을 죽음으로 내몰고 뺑덕어멈에게 새 장가까지 든 인물이 아니던가. 장사하는 뱃길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인간 희생도 서슴지 않았던 뱃사람들의 부도덕성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게다가 시각장애인 무직자 심학규에게 쌀 삼백 석을 내면 눈을 뜰 수 있다고 꼬드긴 화주승 역시 시쳇말로 치졸한 사기꾼과 다름없다. 그의 ‘사기’는 결국 착하고 어린 처녀의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심청전〉을 읽고, 판소리를 들으면서 심청의 효성만 칭송할 것인가. 
춘향은 왜 옥에 갇혔을까? 요즘으로 치자면 고위 관리 부잣집 ‘엄친아’를 만난 후줄근한 집안 출신 처녀 춘향이. 솔직히 그녀가 내세울 것은 미모밖에 없다. 변학도의 수청을 거부한 이유는 일부종사하고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그녀의 행동은 법에 어긋난다. 사또에게는 관기의 딸에게 수청을 요구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 수청을 거부한 춘향이 옥에 갇히는 것은 좀 안 된 일이긴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분명한 위법행위다. 〈춘향전〉에서 정작 악당은 이도령이다. 어린 처녀와 불장난을 하고, 아버지가 서울로 전근 발령이 나자, 과거에 급제하여 돌아온다는 막연한 약속만 남긴 채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고 아버지를 따라간다. 책임감 없이 여자를 희롱하는 부잣집 도련님의 전형적인 유형이다. 다행히 과거에 급제하여 춘향을 옥에서 구했지만, 만약 일이 꼬여서 과거에 낙방했다면 춘향을 어찌할 셈이었을까?
그 밖에도 저자는 〈사씨남정기〉에 등장하는 악녀 교채란에 대한 가혹한 처벌은 정당했는지, 열녀문을 세워주고 수절을 장려한 열녀들의 삶은 과연 의미 있는 것이었는지, 여성이면서 남장을 하고 남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랐던 정수정의 시집살이는 과연 온당했는지, 신분이나 재능이 훨씬 뛰어났던 최랑이 죽어서까지 못 잊어 함께한 이생에 대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고전에 등장하는 여성의 삶과 사랑과 욕망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진지한 분석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