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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예찬 - 뻔뻔한 외도를 위한 변명
불륜예찬 - 뻔뻔한 외도를 위한 변명
  • 저자프란츠 요제프 베츠
  • 출판사율리시즈
  • 출판일2013-10-24
  • 등록일2014-05-27
보유 3,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가히 불륜의 시대라 해도 과장이 아닌 이 시대의 성性과 사랑은 도덕과 규범의 울타리를 가뿐히 넘어 질주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성 친구와 파트너를 자랑한다. 결혼과 이혼은 취사선택의 문제로 여겨진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아이를 위해 참고 사는 것보다 내 사랑이 중요해진 시대, 배우자에 대한 신의나 정조는 조선시대에나 귀했던 가치인양 농담하게 된 시대. 바야흐로 ‘사랑’이, 세상이 무너져도 끄떡없을 만큼의 위로를 안겨주는 신앙이 되어가고 있다.
여기에 일부일처제란 마치 물에 글씨를 쓰려는 시도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라며, 성공적인 애정생활을 위해 다양한 인습과 단절하라고 선언하는 ‘뻔뻔한’ 책이 있다. 이 책 《불륜예찬》은 우리가 문화적인 질서라는 틀로 눌러두려 했던 ‘유희적 본능과 섹스 충동’이라는 주제를 꺼내 생생하고도 숨김없이, 과감하게 파헤친다. 옳다/그르다는 판단에 앞서, 황홀한 자극과 안정된 결혼생활을 다 가지려는 인간의 오랜 욕망은 얼마나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지, 그 근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륜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봄으로써 이 시대의 섹스문화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현명한 해답을 찾아본다.

■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들
감정이란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한때의 열정적 사랑이 결혼을 이끌었으나 안정과 동시에 권태가 시작된다. 그러나 생물학적인 욕구는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것이어서 자유로운 섹스로의 동경은 불륜을 낳고, 체념은 그 보상으로 지루한 일상의 평화를 유지하게 해준다. 숱한 비밀과 반쪽의 진실, 거짓말의 역사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불륜을 낳은 욕망의 실체를 분석하는 입장에서 저자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고, 인간에 대한 자부심을 외면하며, 인간이 만들어온 제도와 관습과 문화 등을 최소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안간힘 정도로 여긴다. 직시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들이다. 

1. 사랑이란 일종의 화학적 정신질환이다
성적 욕구와 만족, 로맨틱한 사랑 그리고 결합과 위로의 깊은 감정은 모두 뇌에서 나온다. 호르몬과 신경 전달 물질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치가 높아지는 반면 세로토닌 수치는 강박증 환자처럼 낮아진다. 성적 쾌감을 유도해 우월한 유전자와 결합하도록 이끌고, 로맨틱한 사랑에 이끌려 선택한 파트너와 결속하도록 전개하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후손을 양육하도록 만드는 원초적 힘. 모든 것이 생물학적으로 짜여진 호르몬 칵테일의 위력이다.

2. 금지된 이중관계는 가장 자극적이다
육체적 쾌락은 정지신호를 무시하는 것과 같다. 언제나 좀 더 오래 머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만족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할 일정한 목표라는 것이 없으며, 쾌락을 맛볼 때는 몰아의 경지로 들어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욕정은 제동장치가 없는 엔진과 비슷하다. 모든 욕정은 본질적으로 과잉 상태여서 끊임없이 한계를 넘을 것을 요구한다. 
금지된 관계를 통한 쾌락은 처음부터 비극적 결말을 전제한다 하더라도 독특한 방식으로 욕망의 정원을 풍요롭게 해주므로 자극적이다. 인간이 유독 자신을 잡아끄는 추한 대상에 분개하는 까닭은 그 속에서 자신의 흔적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확신과 성향 때문에 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을 돌파하는 모순적 존재다. 

3. 인간은 지조를 지킬 수 있는 존재가 못 된다
상대를 바꿔가며 성적 접촉을 하고 싶은 욕구는 인간적인 특징이며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도 전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포유류 중에서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비율은 3%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오랑우탄과 고릴라는 일부다처제 생활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육체적 능력과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따분한 일상에 에로틱한 자극을 주기 위해, 자신의 존재감을 끊임없이 확인하기 위해 관계 이탈을 시도한다. 생태계의 배경을 감안하면 인간이 배우자를 속여가며 수없이 관계를 이탈하는 현상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인류학자 조지 피터 머독의 연구에 따르자면, 일부일처제를 법적으로 채택한 문화는 인류 전체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엄격한 일부일처제는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으며 자연현상을 거스르는 문화적인 기준일 뿐이다.

4. 거짓말 없는 사랑, 기만 없는 파트너십이란 없다
사람들이 항상 정직하고 솔직하며 진실만을 말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때로 거짓말은 달리 대처할 수 없는 애정생활과 관계의 문제를 돌파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인간에게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거짓 충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말하게 되는 기만의 성향도 있다. 저자는 거짓말이 없는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려 정중한 태도란 결국 ‘사회적으로 인정된 기만’인 셈이라고 말한다. 모든 파트너 관계에는 배신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중생활은 역설적으로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5. 침묵하는 것이 더 사랑하는 것이다
정직에 기초한 기만이 무익한 진실보다 낫다. 캐묻지도, 절박하지도 않은데 배우자가 상처 입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소한 외도를 고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무책임한 행동이다. 저자에 따르면, 성실하게 핑계를 대는 쪽이 이 시대가 숭배하는 정직 문화보다 더 문명적이다. 부부 관계 및 섹스 치료사인 울리히 클레멘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배우자 몰래 한 연애는 침묵하는 것이 상대를 더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한편,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진실을 알아내겠다는 집착은 상대의 외도나 불륜을 알고 나서 이별하는 것만큼이나 문제가 있다. 사랑보다는 의심하는 마음에서 고통스럽게 파헤치는 행태를 정직이라고 믿는, 이른바 올곧은 사람들은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하지만 이런 행태는 결코 이타적인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이기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치는 것’도 삶의 지혜로운 선택이다. 과거에도 얼마든지 있었고 앞으로도 수없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 ‘어리석은 모험심 때문에 하게 되는 이혼은 일종의 유아적 미성숙의 증거일 뿐’이라는 단언은 섬뜩하지만 생존을 위기에 빠트리지 않기 위한 냉철한 조언이다. 

6. 아직도 여전히, 사람들은 성적으로 무지하다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낌 없는 태도다. 오늘날에도 양심의 가책과 수치심, 경직된 자세 때문에 자연스러운 사랑의 유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거침없을수록 만족스러운 법이다. 만족스러운 섹스는 인습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생물학적인 원칙도 무시한다. 
또한, 오르가슴에 집착하느라 진정한 성애의 기술에 무지함으로써 오늘날 인간의 성애는 깊은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경고를 듣고 있다. 성공적인 섹스를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시간과 섬세한 테크닉과 온몸을 뜨겁게 활용하는 자세도 갖춰야 한다. 지속적인 사랑의 유희를 즐기려면 중단과 지체, 우회의 기술이 있어야 하고 짤막한 휴식의 여유도 필요하다. 그래야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절정감에 대한 부담도 극복할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의 유희를 위해서는 성적 능력의 한계를 확대할 수 있는 창조력이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성적 무지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새로운 섹스문화를 생각해야 할 때다. 


▶ 인간은 결코 ‘얌전한 가축’이 될 수 없다. 인간의 야수적 기질은 문명화된 현대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아서 그 충동은 발산의 기회만 생기면 갖가지 감정과 행동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 외도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지조를 지키는 것은 단지 바람피울 기회가 없어서다. 
▶ 남녀관계에서 ‘외모’는 입장권과도 같다. 우리 인간도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이 관계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는 외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책의 기본명제는 생물학적으로 해석되는 인간 욕구의 특징이다. 온갖 사랑과 쾌락, 열정은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만족을 좇아 이탈하도록 충동질한다. 그러하기에 느닷없이 원인 모를 환상이 나타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충동이 무방비 상태에서 자신을 엄습하지 않도록, 그 정체를 인지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예측하지 못한 관능적 경험을 어떻게 수용하고 풀어나갈 것인지, 그 길을 제시해주는 안내서다.

저자소개

독일의 철학자. 1958년 출생으로 독일 문학과 신학, 철학을 공부했고, 슈베비쉬 그뮌트Schwabisch Gmund 사범대학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철학과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현대 과학이 인간과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관심을 갖고, 그로 인해 나타난 실존적·철학적·사회적·윤리적·법적인 양상을 연구한다. 

인체세계-순회전시회Korperwelten-Ausstellung의 철학 분야 고문을 맡았으며 지오르다노-브루노Giordano-Bruno 재단 학술자문단 회원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는 《사직辭職의 예술》 《음악의 마법》 《인간 존엄성에 대한 환상》 《인체의 구조》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