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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 저자구리하라 유이치로
  • 출판사영인미디어
  • 출판일2018-02-27
  • 등록일2018-03-12
보유 3,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중심을 문학에서 음악으로 옮겨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보고 다시 읽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음악도 화제에 오른다. 인터넷에는 어떤 음악이 작품에 인용되었는지 전체 곡 리스트를 작성한 블로그나 모든 음악의 링크를 올린 유튜브 채널들이 여럿 존재하는 등 관련 음악이나 음반에 관심이 쏠리고는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루키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가와 음반에 대한 리스트는 많이 존재하는 반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안에서 음악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어떻게 이야기에 작용하는지, 주제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 하루키의 음악론이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고유명사만 나열하듯이 표층적이고 기호적으로만 소비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하루키에게 음악은 그가 사랑하는 문학 작품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존재이다.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 마니아로 유명하며 작가로 데뷔하기 전에는 <피터 캣>이라는 재즈 카페 겸 재즈 바를 경영하기도 했다. 그는 70년대를 꼬박 음의 세부를 정확히 가려듣고, 그것을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자신의 세계관을 제시하는 ‘재즈 카페’라는 장소에 계속 머물렀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은 그 시작부터 그러한 사적, 공적 공간 안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또한 늘, 어디에서 어떻게 연주되고 녹음되었으며, 어떻게 유통되어 어떻게 들리는가 하는 ‘디테일’을 정확히 파악한 상당히 구체적인 음악이다. 한마디로 재즈를 비롯해 클래식과 팝스 그리고 록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에 대한 기술은 지극히 정확하며 작품상의 적절한 위치에 배치할 수 있는 섬세한 감수성과 지성이 겸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나오는 음악은 결코 화려하고 지적인 장식이나 기호가 아니다. 그것은 작품 세계 안에서 중요한 전개를 촉진하고, 심리를 암시하며, 전체를 담는 그릇도 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3부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부터 최근작인 『1Q84』까지 그 중심을 문학에서 음악으로 옮겨 하루키 소설을 보고 다시 읽고 있다. 

재즈, 클래식, 팝스, 록 그리고 80년대 이후의 음악을 통해 이해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의 작품 세계

이 책은 크게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재즈’의 관계를 탐독하는데, 우선 재즈 마니아로서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가 한창 재즈에 몰두하던 젊었을 당시의 재즈를 둘러싼 전반적인 분위기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소리에 대한 애착과 감수성을 배웠던 과정과 그것을 자신의 작품에 어떻게 묘사하는지를 살펴보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재즈 뮤지션들이 만들어낸, 미세하게 다른 수많은 연주와 사운드의 ‘디테일’을 세부까지 엄밀하고 정확하게 기술하고 배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을 다루는 방식에서 어떠한 변화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본다.
제2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클래식’의 관계를 살펴본다. 우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바로크 음악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로부터 시작해 과거와 현재의 깊은 단층을 만들어내는 것, 다른 세상으로 이끄는 것으로서의 클래식의 사용을 설명한다. 그 뒤를 이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 속에서 클래식 음악들이 의미하는 바와 구조를 살펴보면서 그가 얼마나 정중하게 음악을 다루며 음악이 그의 작품 세계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한다. 
제3장은 무라카미 하루키와 ‘팝스’인데, 여기에서는 하루키의 작품에서 ‘파퓰러’ 혹은 ‘팝스’라 불리는 음악 장르의 표출에 주목한다. ‘공백’과 ‘회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태엽 감는 새』를 기점으로 한 초기 작품에서는 의미 부여를 거부하는 대체 가능한 고유명사들로 작용하는 팝스 뮤직들의 나열을 통해 이러한 음악이 그의 작품에서 ‘공백=부재’를 만들어내고 ‘상실’이라는 주제를 뒷받침한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후기 작품들에서는 오히려 혼돈스러운 세계에 일정한 질서를 가져다주고,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회로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록’을 다루는데, 이 장은 과거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상징하는 음악이라고 하면 단연 록이었다고 단언하면서 시작한다.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이 자신의 마음을 두드린 것은 그가 ‘손이 닿지 않는 먼 장소’에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하고 열심히 노래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하루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의 소설에서 록은 주인공의 기억을 상징하는 음악, 시대의 변화나 풍속을 상징하는 음악으로서 작품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경계로 록은 더 이상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상징하는 음악이 아니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그의 작품에서 록의 묘사 방법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초기부터 최근의 작품들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제5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80년대 이후의 음악’을 다룬다. 이 장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댄스 댄스 댄스』를 경계로 음악 고유명사를 등장시키는 빈도가 줄고 무엇보다도 ‘록, 팝스’ ; ‘재즈, 클래식’의 비율이 전자에서 후자로 역전되었음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살펴본다. 60년대를 ‘팝 뮤직의 시대’ 혹은 ‘록 르네상스의 시대’라고 상정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그 가치는 60년대 중반부터 후반의 얼마 안 되는 기간 동안만 존재할 수 있었던 기적 같은 것이며 록/팝이 소리를 멈춘 이유도 ‘고도자본주의’에 의해 60년대적 가치관이 70년대를 거쳐 80년대 이후에 ‘완만’하게 죽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각 장 마지막 부분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일 것이다. 재즈, 클래식, 팝스, 록 그리고 80년대 이후의 음악 각각에 걸쳐 하루키의 소설에서 다루어졌던 또는 하루키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15개 내외의 곡이나 음반이 간략한 설명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스탠 게츠의 <포커스>부터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비치 보이스의 <펫 사운즈>와 <서핀 U.S.A>, 비틀스의 <노르웨이의 숲> 그리고 토킹 헤즈의 <버닝 다운 더 하우스>와 빌리 브랙 & 윌코의 <머메이드 애비뉴>까지를 망라하는 이 목록들은 독자들에게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의 작품들을 음악을 통해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음악 장르에서 해당 곡이나 음반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그 곡이나 음반에는 어떠한 배경이 있는지에 대한 훌륭한 지도 역할 또한 할 것이다.

저자소개

1965년생. 평론가. 문예, 음악, 미술, 사회문제 등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도작(盜作)’의 문학사』(제6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 신초샤), 『밴드 임종도감』(공저, 가와데쇼보신샤) 등이 있다. 근간 예정으로 『전후 가요곡과 미국의 두 그림자』(가제. 가와데쇼보신샤)가 있다.